살며 살아가며/이런저런생각

아침에 주차하며 겪은 일

by Fragments 2004. 11. 26.


어제 밤 늦게 귀가했습니다. 그래서 사무실 마티즈를 끌고 왔었지요. 집 옆에 골목이 있었는데 그곳에 마티즈만 들어갈수 있는 공간이 있더군요. 그래서 차를 주차해놓고 들어와서 편한 잠을 청했습니다.

아침...전화가 울렸습니다.
차를 빼달라는 얘기였지요.
나갔더니 비가 오더군요...
아저씨, 아주머니 두 분이 나와계셨습니다.
아저씨께서 택시기사이신가 봅니다. 차도 개인택시이구...
그런데 그 아저씨가..화를 내시면서 차?대지 말라며 큰소리를 내셨습니다.
갑자기 어이없는 쭈~~~
무슨 일 때문에 그러시냐고 그랬더니, 아주머니께서 부드럽게 말씀하십니다.
자기 아들도 차가 있는데, 내가 주차를 해 놓아서 차를 여기다 못대고 저 멀리 주차해놓았다고...그래서 여기다 주차하지 말라고...

허허....
이런 어이없는 일을 보았는가????
그 땅이 그분들의 소유지이면 할말이 없지만, 골목길이고...차를 두 대나 가지신분이...

영 기분이 상하더군요...
그리고 자리를 보면 세 대가 충분히 들어갈 공간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럼 나머지 한대를 좀 더 뒤 쪽으로 대시면 되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랬더니 왈....그 쪽은 옆 건물에서 기왓장이 떨어진다고 안된다고...
저는 납득할 수가 없습니다. 며칠 전에, 아마도 아드님 차로 보이는 차가 그쪽 자리에 있는 것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차를 움직이기 쉽게 다른 사람이 대는 것을 꺼리는 것이리라...생각하니 더더욱 화가 나더군요.

저는 대학생때 개인적인 신조가 이러했습니다.

'잘못된 것은 고쳐져야 합니다!!!'

총학생회 활동을 할때 그런 문구를 자주 쓰기까지 했습니다.

그런데 그때 갑자기 저의 분노 가운데로 피어오르는 생각이 하나 있었습니다.

"노하는 것은 하나님의 의를 이루지 못한다"

빌립보서의 말씀이었습니다.


모름지기 제가 전도사인데, 그런 일로 화를 내서 그분이 마음이 상해버린다면, 대 기독교 이미지 실추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의 값이 떨어지는 등 부작용이 너무나 많을 것이었습니다. 이는 하나님의 의를 온전히 이루지 못하는 것이었습니다.

아무리 그것이 합리적이고 옳은 것, 정의로운 것이라도, '노함'으로 일을 처리하게 된다면 분명히 그것은 제대로 된 일 해결이 될수 없을 것 같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분명히 언급하고 있는바, 하나님의 의는 노하는 것으로 이루어질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런 생각이 드니, 그냥 미소를 짓기라도 할껄하는 아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약간은 기분이 안좋은 표정이었기 때문입니다.

기쁜 마음으로 차를 신속히 빼드리려고, 기어를 넣고 액셀을 힘껏 밟았습니다.
"쿵!!~"
오잉~~ 이게 무슨 일??
기어를 후진으로 넣고 액셀을 밟은 것이었습니다.
이런 낭패가 있나....
일단 얼른 차를 빼놓고 그분들 앞으로 갔습니다.

아저씨가 노발대발 하십니다. 그런데 다행히도 차가 부서지거나 한게 없었습니다.
마티즈 범퍼와 택시 앞 범퍼 사이가 아주 좁아서 그런 모양입니다. 아주머니께서 다행히도 부서지지는 않았다고 안도해하십니다. 그러나 아저씨는, 아침부터 차를 받쳤다고 기분이 몹시 상하셨습니다.

극구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집으로 들어왔습니다.
제 마음이 잘 전해졌어야 하는데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그냥 이런 일을 겪고 나서 아쉬움이 많이 남았습니다.
조금 더 마음을 열고 넉넉히 일을 처리했으면 어떨까....
미소지으며, 넘어갈수 있을일인데....
정의, 법... 이런 것들보다 관계가 소중함을 깨닫습니다.
이기적인 관계 설정이 아니라, 서로를 위해 섬기려는 관계, 사랑하는 관계...하나님이 우리와 맺고 계시는 관계 말입니다.
율법보다 사랑이 먼저임을 깨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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