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살아가며/이런저런생각

시간이 없잖아요

by Fragments 2005. 12. 20.

오늘 아침 4호선을 타고 출근을 했다.


아침 출근시간이라 사람들이 많았다. 이른바 콩나물머리만 보이는 정도로, 사람들이 꿈쩍도 못한채 머리만 마주 보고 있는 상태였다.


그 어정쩡한 상태에서 몇정거장을 가니, 곳곳에서 한번씩 불만스런 소리를 했다. 하지만 낯선 사람의 얼굴을 바로 마주하고서 있어서 그런지 정적이 흘렀다.


그런데 그때, 바로 저 끝에서 이런 소리가 들려왔다.


"예수 믿으세요! 예수 안믿으면 지옥갑니다"


여자분이었는데, 그분은 아무도 움직일수 없어서 몸이 꼭 끼여 있는 그 사이를 비집으며 찬송을 불렀다.

그분이 한번 움직이자, 사방에서는 신음이 흘러나왔다. 그 좁은 곳을 비집고 가니 앞뒤로 밀린 사람들은 힘들었을 것이다.


어떤 사람이 이렇게 말했다.


"아니, 왜 이렇게 복잡한 곳에 와서 난리야?"


나도 맞다고 생각했다. 혹여나 예수 안믿는 사람들에게 괜히 이미지만 버리는데 왜 저럴까 걱정이 되었기 때문에..


그 여자분은 곧바로 대답했다.


"시간이 없잖아요."


시간이 없어서 지금 전할수 밖에 없다.....

난 머리를 얻어맞은 듯한 느낌을 받았다....아뿔사...

그분은 계속 말했다.


"예수님 만나면 이러지 않을수 없어요."


예수님을 만나면 누구나 그렇게 될거라고 했다. 예수 믿어야 천국간다고, 그리고 지옥은 영원한 꺼지지 않는 불이 있는 무서운 곳이라고...그리고 계속해서 찬송을 불렀고 계속해서 증언했다.


그분의 발걸음 한번이 수 많은 사람들을 아프게 했고, 그분의 말 한마디가 수많은 사람들의 비난을 가져왔다. 그런데 그분은 그런 것들에는 관심도 없었다. 오직 그 말씀 전하는데에만 관심이 있었다. 창피함, 멸시, 천대....그것은 그분에게는 전혀 소용이 없었다.


내 옆에 있는 사람은 비웃고 있었고, 왼쪽에 있는 아저씨는 노골적으로 욕을 해댔다.


"너나 믿어"


그런데 그분은 찬송을 부르며, 예수를 믿어야 한다고 증거했다.


선교의 방법 여하를 떠나서 그분의 그 마음, 그 자세는 이사야 선지자를 생각나게 했다.


3년동안을 벗은 몸, 벗은 발로 다녀야 했던, 그래서 하나님의 뜻을 전해야 했던 이사야 선지자... 얼마나 급했는지, 멸망이 바로 앞에선 상황에서 오지 이스라엘이 구원받게 하기 위해 몸을 던진 이사야...


그뿐만 아니라, 예레미야도... 나라를 배신한 매국노처럼 보일것이 분명한데도, 안타까워서 그렇게밖에 할수 없었던 그.


10정거장 정도가 지나 5호선 갈아타는 곳까지 그분은 그 한칸에서 계속 왔다갔다 하면서 전했다. 많은 사람들이 좁은 공간으로 인해 침묵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분의 메시지는 그 한칸에 쩌렁쩌렁하게 들렸다. 귀를 막지도 못하고 열린 귀를 통해 그분의 메시지가 다 들어갔다...


출근하는 내내 그분의 삶이 진실로 하나님과 연결되어 있다면

참으로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난 왜 이렇게 한가하게 있는지 자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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