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종일 컴퓨터 온 몸이 상한다
△ 한 직장인이 컴퓨터 모니터를 바라보면서 일하고 있다. 이렇듯 자세가 좋지 않을 경우, 다양한 질환을 불러일으키기 쉽다.
최근 날씨가 추워지면서 사무실 창문도 열지 않고 하루 종일 컴퓨터만 들여다보며 일하는 직장인들이 많다.
김지은(28)씨도 그런 직장인 가운데 한 사람이다. 평소 시력이 좋지 않아 안경을 쓰거나 렌즈를 착용하던 김씨는 며칠 사이 눈이 빨개지고 눈에 통증이 있어 안과를 찾게 됐다. 김씨를 진찰한 의사는 “의자에 오래 앉아 컴퓨터 작업을 하는 직장인들에게 매우 흔하게 나타나는 컴퓨터 단말기 증후군의 하나로 보인다”며 “눈의 증상은 물론 허리나 목이 뻣뻣해지면서 근막 통증을 일으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컴퓨터 모니터로 인한 눈의 피로는 남성보다는 여성에게서 더 많이 발생하고 35살 이상의 나이에서 더 많이 나타난다. 특히 모니터를 보는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그 증상도 심해져 작업 시간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증상은 다양하여 안구건조증, 눈의 통증, 다른 물질이 들어가 있는 느낌, 가려움, 충혈과 눈의 따끔거림 등을 경험하며, 때로는 물건이 흐릿하게 보이거나 두 개로도 보일 수 있다.
빛사랑안과 이동호 원장은 “컴퓨터 작업을 1시간 이상 하게 되면 안구건조증상이 발생하는데 이럴 때 적당한 휴식을 취하지 않으면 결막염이나 각막염 등이 생길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컴퓨터 단말기 증후군의 다른 증상으로는 근시가 있다. 이 원장은 “일본의 자료를 보면 컴퓨터를 사용하는 직장인이 그렇지 않은 직장인에 비해 근시율이 10%나 더 높아 37%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안구건조증 환자들은 컴퓨터 작업을 할 때 눈의 통증, 충혈 등의 증상을 더 빨리, 그리고 심하게 느낄 수 있다. 이에 따라 안구건조증 치료를 병행하는 게 증상완화에 도움이 된다. 근시나 원시가 있는 사람들은 적절한 안경을 맞춰 쓰고, 40살이 넘어 노안 증상이 있는 사람들은 컴퓨터용 안경을 따로 쓰는 게 좋은 방법이다.
컴퓨터 모니터 관련 증상들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컴퓨터작업 중간 중간에 10분 정도 눈을 감고 쉬는 것이 좋고 쉬는 동안에는 간단한 눈 마사지를 하거나 밖으로 나가 맑은 공기를 쐬는 것도 효과적이다.
컴퓨터 작업시간이 많은 직장인들은 눈 관련 증상뿐만 아니라 어깨, 허리, 목 등의 근육의 통증으로 고생하곤 한다. 보통 아침에 일어날 때 목이 뻣뻣하고 뻐근하여 목을 좌우로 돌리기 힘들다거나 어깨를 펴기 힘들다고 불편을 호소한다. 또 허리의 통증도 만만치 않다고 말한다.
이런 증상이 나타날 경우 통증이 느껴지는 부위를 손으로 살살 만져봐서 동글동글하거나 밧줄처럼 길게 만져지는 것이 있다면 우선 근막통증 증후군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신정형외과 신규철 원장은 “근막통증증후군의 원인은 아직 뚜렷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나 잘못된 자세나 갑작스런 근육운동, 스트레스, 외상, 혈액순환장애 등으로 근육 자체에 대한 산소 공급이 부족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근육에 산소 공급이 잘 되지 않으면 근육을 수축시켜 경련을 일으키게 만드는 칼슘이온과 아세틸콜린이 분해되지 않은 채 근육 속에 남아 있게 된다. 따라서 굳어진 근육이 딱딱하게 뭉치게 되는데 이 때 통증이 느껴지는 부위를 손으로 만져보면 동글동글한 혹 같은 것을 느낄 수 있다.
근막통증 증후군이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일상생활에서 바른 자세를 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컴퓨터 작업을 할 경우 허리를 곧게 펴고 바른 자세로 앉아야 한다. 한 자세로 오래 앉아 있을 때에는 일정한 간격으로 일어나 가벼운 체조와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좋다.
신 원장은 “사무직 환자들은 대부분 컴퓨터 작업을 원인으로 꼽지만 심한 스트레스도 무시할 수 없는 주요 원인이다”며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하는 것도 근막통증 증후군을 예방할 수 있는 또 다른 길”이라고 조언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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