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나오게 될 목회와신학 5월호 기사입니다. 감동되는 부분이 있어서 먼저 올립니다.^^ 뭐 며칠후면 나올거지만.. 몇 사진은 책으로 나가지 않은 것인데 이거 담당했던 기자에게 훔쳐와서 올립니다~~
이 두분의 사랑 이야기는 '밥퍼' 시리즈 책을 통해서 알고 계실것 같아서 짧게만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신학생과 수녀의 간절한 사랑으로 맺어져서 청량리 588 이라는 곳에서 사역을 하다가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무료 급식과 무료병원을 세워서 운영하고 다일교회를 세웠습니다. 최근에는 다일공동체에서 영성훈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더 늦기 전에 사랑한다고 말하세요
김연수 사모는 다일복지재단 상임이사이며 최일도 목사와 함께 다일영성수련회를 인도하고 있다. 최근에 최일도 목사님과 결혼 생활 및 다일공동체 사역을 담은 에세이 「더 늦기 전에 사랑한다 말하세요」를 발간하기도 했다. 변하지 않는 열정으로 하나님의 꿈을 좇아가는 김연수 사모를 만나본다
다일복지재단 사역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저는 다일복지재단 상임이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천사 헌금이 20억 원 넘게 들어옵니다. 그 돈을 투명하게 관리하기 위해 복지재단을 설립했습니다. 다일복지재단은 모든 재정을 보건복지부에 항상 보고하고 감사도 받습니다. 사실 저도 할 일이 태산인데, 제가 벌 수 있는 돈의 절반밖에 안 주시면서 목사님이 다일복재재단의 일을 맡으라고 하시더군요. 월급에서 거의 절반, 어떨 때는 전액을 다시 복지재단으로 돌려 사용합니다. 목사님이 저에게 일을 맡기면 틀림없다면서 항상 저를 믿어주세요.
처음에 다일복지 사업은 작게 시작했지만 이제 전 국민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밥퍼’를 시작하고 천사병원을 시작하며, 이제 해외 ‘밥퍼’까지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는 수많은 후원자들이 있었습니다. 소액 후원자, 고액 후원자, 잠시 와서 봉사하는 자, 또 10년 넘게 봉사하는 자, 각종 후원과 봉사의 손길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다일복지재단은 우리나라 개척자의 힘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 많은 후원자들을 보면서 우리 사회는 희망이 있다는 것을 매일 느낍니다. ‘밥퍼’ 식당만 해도 1년에 1만 7,000명 이상 다녀갑니다.
다일공동체 사역은 한 달에 2억 원 정도 현금을 필요로 합니다. 2억 원의 현금을 이자로 받으려면 자산이 600억 원 있어야 합니다. 600억 원이라는 자산이 있을 때 할 수 있는 사역을 다일공동체는 자본도 없이 하고 있습니다. 정말 저희는 기적 속에서 살고 있어요. 기적은 성경 속에서만 일어난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저희는 날마다 기적이 현실로 이뤄지는 현장에서 살고 있습니다.
최일도 목사님과 다일영성수련회를 공동으로 인도하시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두 분이 함께 하시는 사역의 모습이 궁금합니다.
저는 3단계 영성 수련을 전통적인 방식으로 인도하고, 최일도 목사님은 내적 치유와 자아 찾기를 인도하십니다. 처음에 남편과 동역하는 것이 어렵기도 했습니다. 제가 강의하는데 남편이 있으면 굉장히 부담이 되더군요. 그리고 다른 사람이 했을 땐 아무렇지 않았는데, 남편이 하면 자꾸 판단하게 되었어요. 그러나 지금은 그런 과정이 모두 지나갔어요. 다일에서 영성 수련을 한 지 이미 10년을 넘고 있습니다. 10년의 세월과 함께 불편함은 사라지고 지금은 서로 보완이 되고 있습니다. 돌발 상황이 발생해도 서로를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탄력성을 갖고 도와줄 수 있어요.
저희는 두 사람이 모두 사역하기 때문에 가정과 목회의 균형을 맞추는 문제도 중요합니다. 저는 1차적으로 목회에 제 역할을 두지 않았어요. 목사님도 그것을 원하셨습니다. 저의 최우선 역할은 남편의 아내이고, 아이들의 엄마입니다. 지금도 저는 이 원칙을 깨지 않는 범위 내에서만 활동합니다. 제가 아니라도 교사할 사람이 많이 있고 영성 수련할 사람도 많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아내는 세상에서 저 하나고, 아이들의 엄마도 저 하나입니다. 그것은 아무도 대신할 수 없는 역할이지요. 이 원칙을 우선으로 세워 놓고 일을 하니까 편하고 확실합니다.
부부간의 갈등은 없으신가요?
많았죠. 그런데 결혼 생활한 지 5년이 되니까 별로 싸울 일이 없어지더군요. 처음에는 3, 4개월에 한 번씩 싸웠어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었는데, 결혼 초기에 서로 안 맞아서 싸웠고 가난해서도 많이 싸웠어요. 처음에는 아끼고 안 쓰면서 버텼는데 한계가 오더군요. 그래서 돈을 벌기 시작했어요. 출판사 아르바이트에서부터 학습지 교사까지 안 해본 일이 없었어요. 지금은 하나님께서 길을 열어 주셔서 경제적인 문제를 많이 해결하게 되었습니다. 경제적으로 약간 안정이 되면서 싸움도 줄어들었고 무엇보다 서로 이해의 폭이 넓어졌습니다.
결정적으로 저희는 갈등이 생기면 끝까지 이야기한다는 것입니다. 싸우더라도 계속 이야기한다는 게죠. “당신이 이래서 저는 힘들어요”, “당신이 그렇게 하면 나는 속상해”라고 말입니다. 처음에 싸우면서 서로 이렇게 말했어요.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참기는 내가 더 많이 참았는데…”, “당신이 나라면 이보다 더 했을 거예요”, “이럴 때는 내가 한 번 없어봐야 알지.” 저희는 시간이 흐르면서 싸우는 이유가 상대를 향해 사랑하는 마음을 가득 갖고 있는데 상대가 원하는 표현을 해주지 못하기 때문임을 깨닫게 되었어요.
「더 늦기 전에 사랑한다 말하세요」라는 책을 발간하셨는데, 사랑한다는 표현을 어떻게 하세요?
목사님은 저에게 직접 ‘사랑한다’라는 말씀을 잘 안하세요. 저한테 직접 하면 좋을 텐데 꼭 옆 사람에게 말씀하세요. “내가 우리 부인을 얼마나 사랑하는데요”라는 식으로요. 저를 사랑하는 것도 사실이고 표현하는 것도 사실이지만, 저를 바로 감동시키지 못하는 표현이죠.
그것은 저도 마찬가지였어요. 남편을 사랑하기 때문에 어떡하든 남편에게 해주고 싶고 사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저는 동대문 시장을 헤매면서 2,000~3,000원 짜리 블라우스를 사 입더라도, 남편에게는 좋은 옷을 사서 입혔어요. 남편에게 좋은 구두를 사주더라도 저는 망가진 구두만 신고 다녔지요. 그런데 그것이 남편을 감동시키지 못하더군요. 물론 시간이 지나면서 감동하고 이제 저를 더욱 사랑합니다. 그렇지만 바로 감동을 주지는 못했어요.
오히려 제가 옷을 깨끗이 입고 머리 손질을 하니까 어디에 같이 가자는 소리를 더 많이 해요. 제가 허술하게 입고 다니는 것이 남편에게 사랑을 불러일으키기보다 자신이 돈을 못 벌기 때문에 아내까지 그런 모양새를 만드는구나 하는 자책감을 들게 했나 봐요. 그래서 이런 말이 생각났죠.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 “제가 ‘수신’을 하지 않고 ‘제가’만 하면서 ‘평천하’를 하려 했구나. 수신 중에 여러 가지가 있지만 저를 가꾸고 꾸미는 것도 ‘수신’이다.” 그래서 그때부터 일정 금액을 떼어 저를 위해 조금씩 투자하기 시작했어요. 예전에 저를 위해 미장원에서 쓰는 2,000~3,000원도 아까워 쓰지 못했거든요. 돈을 줄일 데가 자신밖에 없었고 그게 가장 쉬웠으니까 자신에 대한 투자를 하지 않고 아꼈던 거예요. 그러나 옷과 머리에 최소한의 돈을 써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하면서 남편이 저를 바라보는 시선이 바뀌기 시작했어요. 말씀은 안하시지만 ‘아내도 괜찮았구나’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더라고요(웃음). 그리고 외출을 같이 하자는 말을 더 많이 하세요(웃음).
목회자로서 바깥에서 보여주는 모습과 집에서 보여주는 모습이 달라서 실망하신 적은 있는가요?
물론 차이가 있는 부분도 있지만 이중적이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그런 문제로 인한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목사님도 사람인데 인간적인 나약함과 실수 같은 것이 얼마든지 있을 수 있습니다. 목사님이 그런 모습을 집에서 안 보이면 어디에 가서 보이겠어요? 집에서 편안해야 바깥에서 더 잘 하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드물긴 하지만 집에서 저한테 짜증을 내실 때도 있어요. 하지만 그것은 저에게 편안함을 느끼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저에게 짜증을 내도 흉잡을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믿기 때문이죠. 힘든 경우도 있지만 집은 그런 곳인 것 같아요. 서로 상처를 싸매주고 다시 회복하는 곳이죠. 이 사람이 돌덩이를 덜질 때 날카롭게 부딪치지 않고 원만하게 받아주고 싶습니다. 돌덩이를 얼굴이나 손으로 받으면 부러지고 다칠 수 있어요. 그렇다고 더 큰 돌로 맞부딪히면 상대방이 다치게 됩니다. 그러나 상대가 돌덩이를 던질 때 솜이불로 받으면 다치지 않잖아요? 항상 솜이불을 준비해 두었다가 받아주려고 노력해요. 가끔 마음이 상하고 힘들 때도 있지만, 남편에 대해 표리부동하다거나 강단에서만 거룩한 척 한다는 생각은 한 번도 안 해봤어요.
부부간의 친밀한 관계를 위한 사모님만의 특별한 비결이 있다면요?
처음에 저도 힘들었어요. 왜 부딪히는지도 모르고 부딪혔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알게 됐어요. 남편은 한없이 받아달라고 요구하고 그렇게 딱딱하게 대하지 말고 자신의 말을 들어달라는 거죠. 저에게 부드러운 사랑을 달라는 것이었어요. 모든 인간의 요구는 이 한 마디로 압축할 수 있습니다. ‘날 사랑해 달라.’ 그런 마음을 서로가 읽어주는 일이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자신의 마음에 풀리지 않고 있는 불만을 해결하는 겁니다. 싸움을 했는데 해결하지 않고 겉으로 웃어주고 끝나면 마음속에 차곡차곡 쌓이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살짝 부딪히기만 해도 쌓여 있는 감정을 건드리는 일이 때문에 더 폭발적으로 화를 내게 되죠. 말하자면 용량이 작은 창고 안에 무엇인가를 자꾸 집어넣는 거예요. 그러니까 창고 용량을 가득 채워 삐죽삐죽 삐져나오기도 하고 누가 창고 문을 열기만 하면 그대로 쏟아져 나오는 겁니다. 아이들의 말로 ‘뚜껑 열린다’라고 하잖아요?(웃음) 하나씩 해결하고 살면 갈등을 줄일 수 있어요. 이런 문제에 영성 훈련이 많은 도움을 주었습니다.
사모님의 하나님은 어떤 분이신지 소개해 주세요?
하나님을 생각하면 마음이 편해요. 제가 어려운 일을 호소했을 때, 항상 저의 편이 되셔서 들어주시는 분이고요. 무엇보다 제가 느끼는 하나님은 꿈이 많으세요. 우리 각자를 통해 이루고 싶은 하나님의 꿈이 너무 많으신 것 같아요. 하나님의 꿈을 저희에게 계속 보여주셔서 그 꿈을 따라서 여기까지 왔어요. 하나님은 꿈꾸시는 분이시고, 저는 하나님의 꿈을 따라가는 자예요.
최일도 목사님을 자랑해 주세요.
우선 미남이죠(웃음). 모든 일에 적극적이고 정이 많으세요. 처음 결혼했을 때는 사랑한다고 말하면서 저에게 화를 내는 모습을 보면, 이 사람이 진심으로 사랑하지 않는구나 하고 생각한 적도 있었어요. 그러나 이제 화내는 것은 이 사람의 성격이고 사랑하는 것은 이 사람의 마음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남편이 저에게 잘못해도 저를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믿으면 용서하기가 훨씬 쉽습니다. 요새 남편은 저에게 사랑한다는 표현을 자주합니다. 알고 있지만 자꾸 들어도 행복합니다.
이번에 영성 수련 때문에 여러 목사님 부부들과 함께 여행할 기회가 있었어요. 그런데 다른 목사님들이 놀라시더군요. 부부가 너무 친해 보인다고요. 저희는 시간이 갈수록 더욱 친해지는 것 같습니다. 친구처럼 할 말이 너무 많습니다. 친한 친구에게라도 모든 것을 이야기할 수 없지만, 남편에게는 못할 이야기가 없습니다. 갈수록 더 좋아지고 더 사랑하고 더 존경합니다. 어려운 사람들을 보면 안타까워하고 상처 입은 한 사람이라도 더 치유해 주려고 막 땀 흘리면서 기도하실 때는 정말로 존경심이 생깁니다. 저는 요새 남편에게 존경한다는 말을 자주 사용합니다. 진작 존경한다고 말해 줄 걸 하고 후회가 될 정도입니다
마지막으로 사모님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사랑한다고 표현하면서 사셨으면 좋겠어요. 일전에 24세 된 아들이 저를 만나서 볼에다 막 뽀뽀를 하더라고요. 가족 안에 사랑의 표현이 넘치는 것이 필요해요. 사실 목회자의 자녀들은 자라면서 상처를 받기도 합니다. 오해도 많이 받고요. 저희는 아이들에게 중학생 때부터 모두 영성 수련을 시켰습니다. 영성 수련을 통해 아이들이 부모의 사역 과정에서 받은 상처를 많이 치유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진짜 마음이 편안하셨으면 좋겠어요. 저희는 모두 동지들이잖아요(웃음). 모든 일들이 잘 될 거라는 확신을 가졌으면 합니다. 우리는 살아 있고, 살아 있다는 것은 변화한다는 뜻이잖아요. 무엇보다 하나님 안에서 살아 있는 것은 긍정적으로 변하는 것이니까요. 주변의 모든 사람들에게 더 늦기 전에 사랑한다고 말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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