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살아가며/이런저런생각

박카스 광고 보다가!!

by Fragments 2003. 6. 12.
지킬것은 지키자!! 광고아시죠?
박카스 광고...그걸로 떴잖아요~~
요즘 나오는 광고에서는 군입대를 원하는 멋진 청년을
대상으로 하고 있던데...그 모습을 보다가 옛날 생각이 나서...

저도 군입대를 자원하려고 병무청에 찾아갔었거든요..
몸이 안좋아서 군에 못가는 사람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먼저 가서 좀 뭔가 해보고 싶어서...

병무청 벽에 4년짜리 특수임무 하사관..뭐 이런게 있었습니다.
그걸 본 저는 곧바로 신청 했습니다.
무언가 하려면 4년정도는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고
특수...라는 말에...뭔가 제대로 해볼수 있겠다 싶어서...
그런데 가자마자 이런 질문을 했습니다.

"신학생이야?"
"네!"

"사람 죽여야 하는데 죽일수 있어?"
"....."

"신학생은 안돼!!"
"....혹시 들어갈 방법이 없을까요?"

"......."
"꼭 들어가고 싶거든요!!!"

저를 보시던 그 분은
옆자리에 앉아계시던 분과 말씀을 나누시더니
옆으로 가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옆은 4년제 특전사 하사관 모집하는 곳이었습니다.
거기에서는 제 원서를 받아주었습니다.
그리고 시험이 있으니 언제 오라고 하였습니다.

시험당일!!
저는 기쁜마음으로 병무청 어디로 갔습니다.
그리고 1차시험으로 신체검사가 있었습니다.
이것저것 체크하고....마지막으로 길게 줄서있는 곳이 있었는데
바로 시력검사였습니다..........ㅜ.ㅜ
왜냐구요?
전 색약이기 때문입니다.
색맹보다는 약한 적색과 녹색이 섞였을때 약간의 구별이 안되는
색약!!! 제가 중학교때부터 여러 색의 점찍힌 거 구별못했는데...바로 그걸 바로 앞에서 하고 있는 겁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고민했습니다.
그러다...앞의 몇몇 사람들의 주기를 파악했습니다.
거의 비슷하게 물어볼것이기에
앞의 사람이 대답하는 숫자를 기억하였습니다.
그리고 이윽고 내차례.....
앞에 종이를 펼쳐보였습니다.
아직도 잊지 않고 있는 그 숫자!!!
16!!
그 다음장을 폈습니다. 얏호!!
24!!
또 다음장을 폈습니다. ㅎㅎㅎ 하하하!!!
그리고 무슨 숫자를 말했습니다...
신나게 계속 말하려고 하는데...
이제 되었다며..옆에 계시던
교관이 나를 보자고 그랬습니다.
그리고 어디 벤치로 끌고 가더니..(엄청 무서웠음..)
담배 한대 필거냐고 물어봤습니다.
안핀다고 그랬지요..
담배 한대를 태우시면서
나지막한 음성으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도 이런 말하기 싫다...."
"??"

"하지만 어쩌겠나? 적군과 아군을 구별하지 못하는데 어떻게 적군을 죽일수 있겠나? 아쉽지만....다음에 보자!! 잘가라!!"
"ㅜ.ㅜ......."

전 탈락한 것입니다..
외웠던 숫자가 틀렸던 모양입니다...ㅜ.ㅜ

그때 얼마나 큰 상심이 되던지요...
정말 그날 하루는 아무것도 하기 싫어서
청량리에서 제기동까지 혼자 걸어오다가
오스카 극장에서 혼자 영화봤다는거 아닙니까....
주변에 다 40대 아줌마 아저씨들 계신 영화관....ㅜ.ㅜ

박카스 선전보다가 옛날 생각나서...
이미 군도 제대 했는데..그냥 아쉬움에....

여하튼...지킬것은 지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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