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살아가며/이런저런생각

시연이와 하나님

by Fragments 2006. 11. 15.

♥소아과에서 치료중인 시연군

며칠전부터 시연이가 많이 아프다. 감기 증상이 나타나 소아과에 데려갔는데, 기관지가 원래 약한 체질이라고 한다. 그래서 관리를 잘해줘야 한다고 했다. 결론은 모세기관지염...

기침할때마다 무슨 중병을 앓고 있는 사람처럼 온 몸에 있는 것을 다 토해낼듯 눈물콧물 다 흘리는데 아빠로서 볼수 없는 장면들이다. 차라리 내가 아팠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그래서였나? 나도 지금 아프다. ㅜ.ㅜ 감기...

시연이 코속에 콧물이 잔뜩 고여있다. 그래서 콧물을 빼주면 정말 시원해 할것 같아, 이전에 사다 놓은 콧물 제거기를 코에 대고 작업을 시도했다. 그런데 시연이가 죽을 듯이 싫어한다. 기구를 코에 대기만 해도 손사래를 치며 고개를 돌린다. 그래도 콧물을 빼주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아내에게는 시연이를 꼭 잡고 있으라고 한다. 그래서 결국 조금의 콧물을 빼내주었다. 얼마나 속시원하던지...ㅎㅎ

그 날밤은 시연이가 조금은 더 편하게 잔 것 같다. 그런데 그 다음날에 또 고이는 콧물을 빼주려고 코에 가까이 가니 시연이가 직감적으로 손을 내 뻗는다. 그리고 서운한 눈빛을 마구 보내는데...이건 정말이지 아빠가 이리 하실수 있나 하는 배신감에 찬 눈빛이다. 그런 시연이의 표정을 바라보는 아빠 마음도 편치 않아 몇번 시도해보려다 시연이의 더욱 강한 반발로 이내 포기해버렸다. 그랬더니 콧물이 코딱지처럼 말라서 떨어지지 않고 있다.

사실 콧물을 빼내도 멈추는 것이 아니니 그냥 참고 기다리기로 했다. 병원에 가서 기계로 빼내주는 것으로 만족하자고...

시연이의 거센 저항과 야속한 눈빛을 보면서 바로 드는 생각은 하.나.님 이었다.
하나님께서 이러셨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 잘못된 것 고쳐주시려고 구해주시려고 나에게 다가오셨을텐데, 난 거부하고 야속하게 생각하고 미워하고... 그랬겠구나. 그래서 하나님 마음이 많이 아프셨겠구나... 그 생각을 하니 그냥 하나님께 죄송스런 마음 가득했다.

오죽하면 인간의 모습으로 내려오시기까지 하셨을까... 시연이에게 사랑의 마음으로 다가가면 느끼고 알아들을수 있을 줄 알았는데 전혀 알아듣지 못했던 모습에, 시연이가 알아듣도록 얘기하면 좋을거라는 생각을 했다.

시연이를 키우면서, 사실 키운다고 할것도 없지만, 하나님 마음을 많이 느낀다. 아니 아내가 임신했을때부터 느껴왔다. 하나님의 그 사랑과 생각, 그리고 그분의 한없는 마음을. 그래서 너무나 감사하게 생각된다.

앞으로 시연이가 더 커가면 커갈수록 그 사랑도 더해갈거란 추측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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