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살아가며/이런저런생각

길주야! 길주씨! 전도사님!

by Fragments 2003. 4. 24.
저는 지금 학교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1년 계약직으로 전산운영과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대학부를 졸업하고 곧바로 들어와서 많은 직원들을 알고 있었기에 생활하는데 별 어려움 없이 잘 지내고 있습니다.

잘 알고 있다보니 직원들이 저를 부르는 호칭이 제각각입니다. 저를 전도사로 알고 지내는 분은 저를 향해서 ‘전도사님’이라고 부릅니다. 처음 만나는 직원의 경우에는 ‘이길주씨’라고 부르고, 저를 대학부 1학년때 보았던 주임님의 경우에는 ‘길주야’라고 부릅니다. 이렇게 호칭이 여러개이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함께 어우러져 있을때 저를 부르는 소릴 들으면 서로간에 이상한 느낌을 받을때가 있습니다. 전도사님으로 부르는 사람에겐 ‘길주씨’가 거슬리고 길주씨로 부르는 사람에겐 ‘길주야’가 거슬리고....

저도 처음엔 그 호칭이 많이 거슬렸습니다. 우선은 4년차 전도사인지라 많은 사람들에게 이젠 나 스스로가 전도사로 인식하고 있는 이 시점에 전도사님이라는 호칭이 제일 낫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길주씨’라고 부르는 소릴 듣게 되면, 왠지 저를 무시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회사에서 일반적으로 부르는 호칭인데도 익숙히 듣던 전도사+님 호칭 때문에 ‘씨’라는 호칭은 조금 무례하게 들린 것이 사실입니다.

길주야라는 호칭은 길주씨 호칭보다 더 거슬렸던 호칭입니다. 이젠 28개나 먹어버린 나이때문인지 길주야라고 부르는 호칭 때문에 처음엔 그 어색함과 기분나쁨....

3개월정도 이곳에서 생활하면서 이런 호칭에 익숙해짐을 느낍니다. 사실 이런 호칭 때문에 저 스스로는 고마운점이 한두개가 아닙니다. 우선은 내 자신이 스스로 어떤 존재인지 새롭게 바라볼수 있는 계기가 되어서 무척이나 고맙게 느껴집니다. 전도사+님으로만 불려서 난 스스로 ‘님’자 받을 만한 위치의 거룩한 사람으로 인식하게 되었는데, 사실은 팔 걷어부치고 열심히 뛰어 다녀야할 종놈이었다는 사실을 깨우치게 되었습니다. 또한 항상 존중받을 대상이 아닌, 나이 50정도 되신 분들에겐 아들같은 어린 사람이었다는 사실도 깨우치게 됩니다. 더 나아가서는 남들과 동등하게 실력으로 겨루어 살아남아야 하는 특별한 대상이 아닌 열심히 뛰어야 하는 사람임도 깨닫게 됩니다.

처음엔 어색하고 조금은 기분이 나빴던 호칭들이, 이제는 나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는 귀중한 이름들이 되어버렸습니다. 길주야라고 부르든, 길주씨라고 부르든, 전도사님이라고 부르든 저는 동일한 이길주라는 사실.... 어느것에든 만족할만한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아직은 부족한 이름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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