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살아가며/이런저런생각

우리의 정해진 시각들이 주는 안타까움

by Fragments 2002. 10. 26.
금요 심야기도회를 마치고 돌아오다 약국건물 앞에서 노숙자 두명이 자고 있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환하게 밝혀진 약국문 앞쪽에서 비를 피해 누워 있는 두 사람은 누가 깨워도 일어날것 같지 않았습니다.

정말 초라하게 불쌍하게 그렇게 누워 있는 두 명의 모습위쪽으로 고개를 돌려보니 투명유리 안쪽에서 손님을 기다리는 약사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갑자기 느껴지는 이상한 대조감이 느껴지더군요.

언제부터 우리가 이런 모습들을 용인해왔던 것일까? 언제부터 자기 집앞에 추위를 피해 누워 있는 사람들을 아무것도 아닌 모습으로 그냥 스쳐 지나가기 시작했던 것일까?

누군가 사람이 길거리에 쓰러져 있다는 것. 그것이 정상의 모습은 아닐텐데 우리는 무심히 그런 모습을 "원래 그렇다"는 식으로 넘어가 버린다. 우리라고 말하기는 그렇다. 내가 그렇다.

노숙자니까 그런거야. 누워 있기는 하지만 아파서 누워 있는 것이 아니고 술먹고 취해서 갈 집도 없으니까 조금이라도 따뜻한데 찾아서 누워 있는거야...라고 생각해버리면 그만입니다.

경제성장과 더불어 나타난 사회의 이런 모습들이 우리들에게 익숙한 하나의 이미지가 되어 버렸습니다. 으례 그런것이니....

아 어지럽다...

난 언제쯤 저들이 저렇게 누워 있는 모습이 생소하고 안타깝고 다가가서 깨우며 물어볼수 있께 될까?...

'살며 살아가며/이런저런생각'의 다른글

  • 현재글우리의 정해진 시각들이 주는 안타까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