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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자료 Data/신약신학

바울의 십자가 신학과 종교다원주의

by 길목 2003. 2. 6.
김지철/장신대 교수

Ⅰ. 들어가는 말
종교개혁적 신학의 '오직 성서로만(sola Scriptura)'이라는 선언은 다양한 신학적 주제를 성서로 수렴시켰고 또한 그 모든 주제를 다시금 성서적 근거를 통해서 그 신학적 정당성을 정립하는데 공헌을 했다. 따라서 종교개혁적 신학전통을 이어받고 있다고 하는 것은 오늘 우리들의 신학에 있어서도 현실적으로 당면한 신학적 주제나 문제 제기를 신학의 본래적 해석학적 자기 자리인 성서로 돌아가는 '성서적 신학'1이어야 할 당위성을 의미한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오늘 우리는 이 점에 있어서 하나의 신학적 위험성에 직면해 있다고 여겨진다. 즉 신학적 주제를 취급함에 있어서 성서해석학적 검증을 기피하고 인간학적이고 문화상황적 자리에서부터 신학의 새 자리를 모색하려 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 대두되고 있는 종교다원주의의 문제가 그것이다.2 현재 우리가 처한 종교다원적 사회에서 기존의 기독교적인 자기 정체성을 독선적인 배타주의적 입장으로 비판하는 종교다원주의자들은 종교간 또는 종교내적인 대화를 통하여 종교적 우주성을 강조하는 것같이 보인다. 그러나 그 방법과 목표에 있어서 종교개혁적 신학 전통을 벗어날 뿐만 아니라 종교의 우주족이고 보편적인 측면을 부각시킨 것으로 보이나, 오히려 하나의 종교현상적 분석을 스스로 우주적 신론으로 착각하는 것같이 여겨진다. 마치 고린도교회의 바울파 / 게바파 / 아볼로파를 제치고 또 하나의(우주적) 그리스도파가 등장하는 것과 유사한 것이라 할 수 있다(고전1:12 참조). 따라서 그들이 주장하는 종교다원주의란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다양한 종교현상의 공존이라는 종교문화적 상황의 가치중립적인 정의를 벗어나서, 기독교와의 대화적 상대로서의 종교의 다원성(타종교)에 대한 도덕적 승인과 현실적 인정을 강조함으로 시작된 사상이다. 그러므로 종교다원주의자들은 지금까지의 기독교신학의 배타주의적인 독선성을 극복하는 데서부터 종교다원주의의 정당성이 시작된다고 주장하고 있다.3 종교다원주의의 한국적 맹아로서의 토착화논쟁은 주로 선교적 신학이라는 점에서 복음의 씨앗이 심어지는 상황성에 대한 강조를 통해 진행돼 왔다고 한다면 지금의 종교다원주의는 이를 선교적 '성취설'로 비판하고 한걸음 더 나아가 타종교 자체의 구원론적 가능성을 전제하면서 각기 지닌 주체적 대화성을 강조한다고 말할 수 있다.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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