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살아가며/일상과 사유

새한글 성경을 1년동안 사용한 후

by Fragments 2026. 2. 16.
저는 새한글 성경 출시와 함께 구입했고 선물했고 나중에는 우리 교회에서 공식으로 예배시간에 전교인이 사용하는 성경으로 결정했습니다. 초판 나왔을때에는 번역에 이상한 부분을 지적하기도 했고, 그 부분은 이후에 수정되어 나오기도 했습니다.
1년동안 교인들과 함께 교회에서 사용한 후 내린 결정은...

공예배때 사용은 어렵다는 것입니다.
 
물론 새한글성경의 컨셉이 예배용이 아닐것이기에 이것이 문제가 될 것은 아닐수도 있습니다만, 많은 관심속에서 고민하는 분들도 계실것이기에 그저 참고삼아 말씀드립니다.

그 이유는

1. 어투때문입니다. 예배시간에 낭독 교독 하는 것은 적절치 않습니다.

마10:7-10 이 말씀을 예배중 함께 읽는다고 생각해보세요. 아니면 교독을 해도...
가면서 선포하세요. ‘하늘나라가 가까이 와 있습니다!’ 하고요. 아픈 사람들을 고쳐 주세요. 죽은 사람들을 일으켜 살려 주세요. 심한피부병 앓는 사람들을 깨끗하게 해 주세요. 귀신들을 쫓아내세요. 그냥 받았으니 그냥 주세요. 금돈이나 은돈이나 구리돈을 챙겨서 그대들 허리에 두르는 돈주머니에 넣어 가려고 하지 마세요. 길을 나설 때 봇짐이나 갈아입을 통옷이나 샌들이나 지팡이도 챙겨 가지 마세요. 일꾼은 자기 먹을 것을 받을 만하니까요.

2. 역사적현재시제 해석에 대한 문제인데, 이 방법밖에 없을까 고민이 됩니다.

(누가복음 5:14) “예수님이 그에게 단단히 이르셨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고, 나가서 제사장님에게 몸을 보여 드리세요. 깨끗해졌을 때 바치라고 모세가 명령한 대로 가져다 바치세요. 그래서 사람들에게 증거가 되도록 하세요.””
시제 문제에 유의해서 보면 위 누가복음과 아래 마가복음의 차이가 느껴지실까요? 새한글에서 같은 본문을 누가복음 번역자는 위처럼 해석했는데, 마태와마가 번역자는 역사적현재시제라는 점 때문에 극 대본처럼 ~ 하신다. 주의하세요... 이렇게 아래처럼 해석을 했습니다. 성춘향 이몽령 극대본 읽는것도 아닌데 자 예수님이 말씀하신다~~~~ 이런식의 해석이 오늘 한국언어에 적합할까요?
(마가복음 1:44)
“그러면서 그에게 말씀하신다. “주의하세요! 아무에게 아무 말도 하지 마세요. 가서 제사장님에게 몸을 보여 드리세요. 깨끗해졌을 때 바치라고 모세가 명령한 것을 가져다 바치세요. 그래서 그것이 사람들에게 증거가 되도록 하세요.””

3. 너무나 짧게 잘라놓은 문장들
 
새한글 성경에서는 현대 젊은이들을 위해 문장을 짧게 나누었다고 했습니다. 젊은이들이 긴글을 읽기 어려워하니 단문으로 번역해야 한다는 것이었는데... 그것이 과연 옳은 선택이었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명령어투를 친절하게 다 바꾸었습니다. 그렇게 번역하면서 하나님이나 예수님이 엄중한 분위기에서 하시는 말씀들이 다소 어색하게 번역되어버렸습니다.
(마태복음 12:18) “자, 내가 부리는 사람이야, 내가 골랐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야, 내 마음이 그를 좋아해. 나의 영을 그 사람 위에 둘 테야. 그러면 그가 정의를 다른 민족들에게 널리 알릴 거야.”

4. 똑같은 원문인데 번역자들의 취향이 달라 번역도 달라지는...
 
이건 여느 번역본에서도 있었던 일인데, 왜 이들은 협력이 안될까요? 학자의 자존심이 들어갈 영역일까요?
(마태복음 8:4) 사람들에게 증거가 되도록요. - 마태번역자
(마가복음 1:44) 사람들에게 증거가 되도록 하세요. - 마가번역자
(누가복음 5:14) 사람들에게 증거가 되도록 하세요. - 누가번역자

이런 여러 아쉬움때문에 예배중에는 사용이 어렵지만, 내용에 대한 미련은 남습니다. 신학적 용어를 생략하고 풀어놓기만 하는 쉬운 성경들과는 다르게 풀어놓으면서도 신학적 중요 단어들을 놓치지 않아서 너무나 좋았습니다. 저는 새한글 성경의 번역을 다듬어서 공예배용으로 수정하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컨셉이 다르고 대상이 다르다보니 그건 어려울거라 생각이 됩니다.
 
또 한가지.... 요즘 청년들 성경책 읽게 하는것도 어려운데 그들에게 더 가까이 갈 수 있는 온라인에서 앱으로의 접근은 왜 시도하지 않는 것인지 안타깝습니다. 원래 이 성경의 목표가 젊은이들 다음세대 아니었나요? 그런데도 그들을 타킷으로 한 배포의 목표성은 전혀 없는 것 같습니다. 1년이 흘렀지만 앱으로는 나오지도 않았지요. 어느 청년이 대한성공회 홈페이지 가서 그 본문을 찾아서 읽겠습니까?
 
이제는 저작권으로 돈 버는게 중요한게 아닙니다. 읽지 않으면 성서공회가 존재할수 있겠습니까? 안읽는시대 관심이 없는 시대에 들어선게 언젠데요. 아쉽지만 그래도 다음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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