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 Society/좋은글

성격미인

by 길목 2002. 12. 15.
♥ 지하철에서
밀고 밀리는 출퇴근 지하철, 남자의 묵직한 탱크슈즈에 발을 밟혔을 때. 날카로운 한마디를 각오하고 얼굴이 빨개져 있는 남자를 향해 “푹신하죠?” 위트있게 받아치는, 몸도 마음도 넉넉한 여자.

♥ 갈비집에서
모처럼 전 부서원이 한 자리에 모인 회식자리. 고기 시키는 일보다 상추나 깻잎 시키는 일에 더 열중하고, 고기 먹는 일보다 고기 굽는 일에 더 신경을쓰며, 상사의 접시보다 부하직원의 접시를 먼저 챙겨줄 줄 아는 여자.

♥ 친구들의 모임에서
모처럼 누군가가 분위기를 띄워 보려고 조크 한마디를 던졌는데 전혀 웃기지 않아 좌중 분위기는 썰렁. 이때 손뼉까지 치면서 혼자 라도 큰 소리로 웃어주는 여자. 그래서 혼자만 우습게 보여도 개의치 않는 여자.

♥ 레스토랑에서
남자 친구에게 바가지를 씌우자고 친구들을 몽땅 몰고 와서 이것 저것 가리지 않고 먹은 다음, 계산서를 받아들고 안절부절하는 남자 친구에게 슬쩍 자신의 지갑을 찔러 넣어주는 센스있는 여자.

♥ 버스에서
집은 종점. 모처럼 자리를 확보했지만 그 자리는 할머니께 내어 주고, 잠시 후 또 한 자리를 확보했지만 그 자리는 5살 꼬마에게 내어 주는 다리가 튼튼한 여자.

♥ 영어학원에서
“우리 언젠가 세계일주를 하자”는 남자의 한마디에 혹시 외국 나가서 창피당할까를 염려하며 그달로 당장 영어학원에 등록하고, 움직일 때마다 열심히 회화테이프를 들고 다니는 자존심 강한 여자.

♥ 연애를 할 때
함께 ‘구미호’를 보면서 “고소영 머리 참 멋있다”고 남자 친구가 말하면, 다음날은 어김없이 구미호같은 가발이라도 사서 쓰고 의기양양하게 나타나 “나 어때?”하고 물어 보는, 애교는 있고 철은 없는 여자.

♥ 프로포즈를 받을 때
상대가 오랜 망설임 끝에 용기를 내어 어렵게 프로포즈를 하면, 아무리 마음이 내키지 않아도 첫마디를 “미안해요”가 아니라 “고마워요”로 시작하는 사랑스런 여자.

♥ 비디오 가게에서
찾던 비디오 테이프를 막 잡는 순간, 또 다른 남자의 손이 역시 그 테이프 위에 겹쳐지면 슬쩍 손을 내리며 “그 테이프 바로 위에 있는 것 좀 꺼내 주시겠어요? 키가 닿지 않아서…”라고 말하며, 키를 약간 낮추고 씽긋 웃으며 양보하는 여자.

♥ 술집에서
껌 파는 할머니가 멀리서 보이기 시작하면 옆에 앉은 남자에게 갑자기 껌이 씹고 싶다고 말하는 여자. 그래서 남자가 냉정하게 거절하는 차가운 모습을 보지 않으려고 애써 노력하는 여자.

♥ 유원지에서
남자와 함께 청룡열차를 타고 꼭대기에 올라갔을 때, 사실은 전혀 무섭지 않았지만 옆에 앉아 겁에 질려 눈도 뜨지 못하는 남자를 생각해서 그의팔을 꽉 붙들고 소리 지르는 연기를 멋지게 해낼 줄 아는 여자.

♥ 엘리베이터에서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는 순간, 복도 끝에서부터 “잠깐만요!”를 외치며 달려와 사람들의 따가운 눈총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씽긋 웃을 줄 아는 당찬 여자.

♥ 영화관에서
낯 뜨거운 장면이 펼쳐질 때, 무덤덤하게 그냥 앉아 있지 못하고 괜히 팝콘을 소리나게 씹거나, 머리를 긁적이며 안절부절하는 순진함이 느껴지는 여자.

♥ 도로에서
갑자기 눈이 내려 차가 움직이지 못할 때, 하이힐을 신었건 정장을 입었건, 여자라도 뒤로 빠지지 않고 제일 먼저 내려서 자동차 뒷꽁무니를 덥석잡고 밀 줄 아는 여자.

♥ 노래방에서
점수가 잘 나오는 노래만 살살 골라서 부르는 영리함보다는, 아무리 어려운 노래라도 자신이 하고 싶은 노래라면 목소리가 갈라져 마이크가 쇳소리를 낼 때까지 열창하고는 낙제점수 앞에서 얼굴 붉히는 편을 택하는 미련해 보이는 여자.

♥ 거리에서
자신과 똑같은 옷을 입은 여자가 지나가면 기분이 나빠져서 다른 길로 돌아가는 게 아니라, 오히려 그 여자에게 가벼운 미소를 건넬 줄 아는 여자


출처 네오피아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