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처럼 헌법과 법률에 대한 내용으로 신문으로 장식된 적도 없는 것 같다. 아니 엄밀히 말하면, 노무현 대통령이 임명되고 나서부터 이 사회는 헌법에 대한 관심이 무척이나 많아졌다.
왜 그럴까? 갑자기 우리 사회 구성원들 대부분이 사법고시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은 아닐터... 그건 바로 힘이 없는 사람이 정권을 잡았기 때문이다.
예전에 힘이 있고, 그 힘이 통하는 시대였을땐, 법으로 시시비비를 가릴 필요가 없었다. 그냥 명령하면 되었고, 그것이 힘의 균형에 의해 일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오늘 우리 시대는, 적어도 노무현이라는 존재 하나로 인해 많은 변화를 겪게 되었다. 그 변화의 핵심은 '힘없음'에서 기인한다고 생각된다.
힘이 없어서 그는 국회의사당에서도 무시당했고, 그가 추진하는 모든 정책들이 빛을 보지 못하고 추진도 잘 돼지 않았다. 그래서 그가 일을 하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가 보장하고 있는 '법'의 힘에 의지해야 했다. 그리고 이를 반대하고 막으려는 이들은 정권을 쥐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이들 역시 '법'에 의해서 공격해야만 했다.
오늘 아침 신문에 선관위에서 노태도령에 대해 '선거중립 의무 위반'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1면 기사로 보도됐다. 대통령이 이런 일과 관련되어 기사에 등장한게 사실상 있었던가? 선거중립 의무 위반이라니...감히 상상도 못하던 일이 일어나고있다.
이 일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사실 대통령이라는 위치, 이름이 이렇게 흔하게 여져지는 현상은 우리가 그토록 바라고 원하던, 피흘리며 목숨을 내놓았던 사람들이 그토록 갈구했던 것 아니었던가. 비로소 이렇게 변해가는 현상은 참으로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믿는다. 다만, 연말 대선을 앞두고, 유력한 대선후보가 한나라당에 있는 상황에서, 법보다 힘에 의해 운영되는 틀이 재연되는 것 같아 우려가 된다.
사실상 법에 의한 결정으로 선관위가 그렇게 결정했다고 하나, 사실상 보면 이 법이란 것도 다수결의 원리이고, 이 다수결은 힘의 대결인 것이다. 지금 선관위 위원 9명은 대통령이 3명, 국회에서 3명, 대법원장이 3명 임명했다. 왜냐하면 법에 대한 신뢰도 결국은 다수결에 의해 보장할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들이 이런 결정을 내리는 과정에는 다분히 정치적 해석이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사실상 선거법상 해석이 애매하기 때문에 이들은 더더욱 이들의 정치적 성향에 의해 판결을 내리게 되고, 그 결정은 절대적 법적 해석이 아닌 수대결에 의해서 결정난다.
이번 판결도 선관위원들간에 심한 의견 토론이 있었다고 한다. 왜냐하면 그들의 정치적 성향이 대결을 했기 때문이다. 그 결정된 것을 보면, 한나라당이 주장하고 밀어부친 형태로 드러났다. 사실 어제까지만 해도, 선관위에서는 이 문제는 전체회의에 올릴 문제도 아니라고 말했었다. 하지만, 한나라당이 이 문제를 강하게 밀어붙이자, 전체회의에 올렸고, 전체회의에서 9명은 사실상 정답도 없는 문제를 힘으로 밀어붙이는 게임을 한 것이다. 결국 '판단유보'라는 힘의 균형을 약간 잃은 듯한 표현으로 결정을 하게 되었는데, 이 문제를 바라보는 나는 좀 씁쓸하다. 결국 법이란 또 다시 있는 자들의 편에 서 있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법이 최고의 법이 아니라, 최선의 법이겠고, 그 법은 곧 다수결의 법인 것이 현실인 이 세상이 아쉽다.
살며 살아가며/이런저런생각
법으로? 힘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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