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5년 만의 경복궁 야간개방? 거짓말!


본 제 글은 오마이뉴스와 네이버 메인뉴스에도 송고되었습니다.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476460&PAGE_CD=



2010 서울 G20 정상회의를 맞아 경복궁을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야간개방(오후 9시 입장마감)한다고 언론들이 떠들썩(?)하게 보도했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경복궁이 창건된 1395년 이래 615년 만에 처음으로 개방하는 것이라고 한다.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강남이 아닌 강북의 종로로 향하게 되는, 경호상으로 좋은 결과를 내놓았다. 또 615년 만이라는 '최초'의 수식어까지 달면서 G20 때문에 이런 결과를 얻게 되었다는 상관관계도 만들어냈다. 

경복궁을 야간에 개방하는 것은 국민에게 좋은 일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야간 개방한 경복궁의 사진들이 많이 올라오는데 수십 년 동안 볼수 없었던 귀한 사진이고, 그 예술적인 아름다움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더해준다. 거기에다 12일까지 제한적으로 개방하는 것이라 '역사적인 순간'을 놓치고 싶지 않은 시민들의 발걸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그런데 정말 615년 만에 경복궁을 야간 개방하는 것일까? 조선왕조 500년의 역사보다 더한 일이 지금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또 경복궁 야간개방은 G20 대회를 기념해 온국민에게 베풀어지는 혜택일까?

문화재청 발표가 궁금해서 인터넷에서 한번 찾아봤다. 그랬더니 아래 같은 기사가 나왔다.

창경원 덕수궁 종료 경복궁 등 서울에 있는 고궁이 오는 15일부터 5월5일까지 야간에도 공개된다. 이기간 중 창경원 덕수궁 종묘는 밤 10시까지, 경복궁은 하오 8시까지 공개되며...
- 1969년 4월15일자 <경향신문> 기사


창경원 덕수궁
경복궁 창덕궁 (비원) 종묘등 5대궁의 봄맞이 밤놀이 야간공개가 10일부터 시작, 5월말까지 계속된다. 이 기간동안은 종전 9시반부터 오후 5시반까지던 공개시간이 오전 9시부터 밤 9시까지로 연장됐다.
- 1976년 4월10일 <동아일보> 기사


두 기사에 나온 것처럼 1969년 4월에 오후 8시까지, 1976년 4월에는 오후 9시까지 야간개방했다. 
결론적으로 경복궁 야간 개방은 615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 아니다. 문화재청이 615년 만의 첫 야간 개방이라고 했다던데, 잘못 알고 있거나 아니면 조사하지 않았거나 그것도 아니면 '의도적인' 의미 부여가 아닐까 한다. 

문화재청에 직접 문의했더니 "예전에 2002년 월드컵 때 관람시간을 연장하기는 했다, 그때는 일몰 시간이 늦어져서 그렇게 한 걸로 알고 있다, 60, 70년대에 야간 개방했다는 것은 처음 듣는 얘기"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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