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을 강조하는 교회 그러나 말씀을 모르는 교회


최근에 서초구에 있는 소위 잘나간다는 교회의 성경퀴즈 프로그램에 참여한 적이 있다. 상품이 이스라엘 왕복 항공권이었기 때문에 그에 상응하는 참여도도 대단할 것이라는 기대와, 늘 메시지로 성도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담임목사님과, 단기간에 급속도로 성도들이 모여든 교회라는 점 때문에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참석하게 되었다.

처음 대회를 시작하는 분위기는 정말 대단했다. 모 방송사의 도전 골든벨과 동일한 세팅과 분위기, 그리고 교인들의 참여도가 대단했다. 낭랑한 목소리의 성우는 문제를 내면서도 은혜를 끼치는 듯 했고, 젊은 전도사의 재미있는 진행은 성도들이 매우 유쾌한 시간을 보낼수 있도록 해준것 같다.

이 교회는 성경공부가 중요하다고 누차 강조하고 주간, 석간으로 성경공부 프로그램을 진행해서 직장인들과 많은 분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었다. 거기에 참여하는 분들의 은혜스런 간증이야기들이 주일 예배 시간에 종종 흘러나오기도 했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는데, 사실 이것이 문제일지  아닐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 그냥 그 자리에 있으면서 뭔가 모를 아쉬움이 내 마음속에 크게 자리잡은 때문이었는지는 몰라도 서운하고 실망스러움이 크게 몰려왔다. 기대가 커서였을까? 아니면 그 외형적인 부분 때문에 과대 평가를 했던 것이었을까?...여러가지 생각이 든다.

상황은 이랬다. 초반 매우 쉬운 문제라고 주최측에서 강조했던 문제에서 참여자의 8/10이 모두 떨어져나갔다. 그 중에는 그 교회의 전도사도 있었다. 이 분들이 최근 6개월동안 성경공부를 열심히 해온 분들이 많나 싶을 정도였다. 패자 부활전으로 다시 들어온 시점 부터는 약간은 어렵다 싶은 문제들이 몇몇 들어 있었다. 하지만 대 부분은 평이했고 일반적으로 성경을 한번씩만 읽어보았다면 그리 어려운 문제는 아니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성도들의 성경 실력은 많이 부족했다.

마지막 골든벨로 향하는 문제 앞에는 두 명이 남아있었다. 그 문제는 하나님께서 모세를 부르신 산의 이름을 묻는 문제였다. 두 분은 서로 다른 답을 했고, 주변에서는 탄식이 섞여 나왔다. 모두 다 아쉬워 하는 분위기였다. 행사를 진행하는 전도사 역시 그 분중의 한 분은 떨어져야 한다고 아쉬워했다. 도대체 답을 뭐라고 썼을까 궁금했다.

두 분은 각각 시내산과 호렙산이라고 적었다. 한명은 틀렸네라고 대답할 수 있을 분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성경을 자세히 읽어본 분이라면 이 두 정답이 틀린 대답이 아니란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호렙산은 시내산으로 불리고, 호렙과 시내산은 성경에서 동일한 사건이 나오는 것으로 설명된다. 그렇다면 이전 문제에서도 그렇고 골든벨까지 데려가기 위해서 여러 힌트를 준 것을 생각하면 이것은 다 맞게 해야 한다. 하지만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진행 전도사의 한 명은 떨어져야 한다는 말과 더불어 맨 앞에 있었던 담임목사와 한분의 목사는 서로 상의하기를 '이 정도에서 갈라야 하겠다는' 어쩔 수 없다는 말도 덧붙이면서 호렙산만이 정답이라고 발표했다.

난 그 장면에서 매우 충격을 받았다. 혹시 시내산과 호렙산이 다르다는 고고학적 결과라도 나온 것은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그 분위기를 받아들이는 모든 교인들이 다 어색하게만 느껴졌다. 목사님께 개인적으로  실망한 것은 두 말할 필요도 없다.


그 상황을 접하고 난 후,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것이 오늘날 잘나간다는 교회의 현실인가? 이것은 성경 지식의 많과 적음으로만 쉽게 끝날 문제가 아니었다. 교회 자체에서 더더욱 강조했기에 그랬다. 그리고 성도뿐만이 아니라 교역자 모두 그러했기에 충격이 컸다.
본질로 돌아가 말씀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던, 그 교회에서 성경을 읽어보면 쉽게 알수 있는 문제를 그토록 모를 수 있다니....

결국 오늘날의 기독교는 외형적인 부흥만을 추구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리고 그 본질을 추구한다고 말하는 모든 목회자들도 결국은 성경을 중심으로 한 목회보다는 성도들의 입맞을 맞추는 성경 이외의 여러가지 양념을 버무린 인스턴트만을 고집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심히 염려가 된다.

교양있고 매우 우아해 보이는 그 사람들이 그 교회에 나와서 매주 설교시간에 은혜는 받지만, 그들 스스로 성경을 보지 못하게 만드는 그런 현실. 스타 설교자 한명에 의지해서 교회를 결정하고 감정의 만족만으로 주일 하루를 보내고 싶어하는 그리스도인들.

그냥 간단히 넘어갈 수도 있는 문제인것 같지만, 그리고 조금더 유연하게 생각해도 될 문제를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인것은 아닌지 염려가 된다. 하지만 분명하게 이 시간 내가 언급하고 싶은 것 하나는, 성경에 대해서 너무도 모른다는 것을 넘어서, 많은 교회에서 성경을 가르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그저 교회에 맞는 교양을 가르치는 것 같다. 성경많이 읽어야 한다는 교인의 의무감만 가르치고, 참석해서 은혜받은 표정을 가르치고....




본 블로그에 있는 게시물과 사진, 동영상 및 기타 자료들은
다른 곳에 옮겨가는 것을 금합니다. 주소를 링크하십시오


행복한 글은 세상을 아름답게 만듭니다